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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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슬의생 현실판 '이익준', 간이식 수술 의사로 살면서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ㅣ홍근 이화여대 의과대학 부속 목동·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교수

2021-11-19

슬의생 현실판 '이익준'로 잘 알려진 이대 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의 홍근 센터장님,
새로운 삶을 선물하기 위해 열일하시는 홍근 센터장님이 CBS '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부'에 출연 하셨습니다.
드라마에서 미처 다 담지 못했던 생명나눔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같이 들어보시죠.

<영상 자막>
0.01-0.06
어린이날 저도 큰 맘 먹고 놀이공원에 갔습니다.
그런데 그 날 간 이식을 진행해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.
0.07-0.08
기증자가 있는 병원으로 서둘러 달려갔는데,
0.09-0.10
그 병원의 코디네이터가
0.11
장기구득수술을
0.12-0.14
자정을 넘겨서 시작해 달라고 하더군요
0.15-0.16
분위기가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.
0.17-0.20
그런데 당시 들었던 코디네이터의 답변은
지금까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.
0.23-0.26
와 와
0.27-0.28
안녕하세요
0.29-0.33
저는 이화여대 부속병원에서 간 이식을 하고 있는 홍근이라고 합니다.
0.34-0.37
최근 종영된 드라마 ‘슬기로운 의사생활’은 잘 보셨나요 ?
0.38-0.41
조정석씨의 역할인 ‘이익준’교수를 제가 자문했는데요
0.42-0.45
제가 바로 현실속의 이익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.
0.46-0.50
그렇다고 제가 춤을 잘 추거나 밴드를 결성한 건 아닙니다.
0.51-0.52
드라마를 보셨다면 다들 어린이날 에피소드를 기억하실텐데요
0.53-0.57
드라마에서 이익준 교수는 어린이날 불의의 사고를 당해
0.58-1.01
기증하게 된 환자의 어린 나이를 배려하면서
1.02-1.04
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.
1.05
그 에피소드가
1.06-1.12
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던 이야기고
사실 제 자신을 변화시킨 중요한 경험이기도 합니다.
1.13-1.22
당시의 저는 정신없이 환자를 보고 수술하고 뇌사자가 생기면
다른 병원에 장기구득하러 다니던 펠로우(전임의)시절이었는데요
1.23-1.30
바쁘게 지내던 어느 어린이날,
저도 큰 맘먹고 제 쌍둥이 딸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갔었습니다.
1.31-1.40
그런데 그날 저희 환자가 마침 뇌사자로부터 장기기증을 받게 돼서
간 이식을 진행해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.
1.41-1.47
결국 저는 아이들과 더 놀아주지도 못하고 밥도 먹는 둥 마는 둥
병원으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.
1.48-1.51
저희 구득팀은 기증자가 있는 병원으로 서둘러 달려 갔는데
1.52-2.02
이상하게 장기 적출시간이 자꾸 늦어졌습니다.
그런데 그 병원의 코디네이터가 장기구득수술을 자정을 넘겨서
시작해 달라고 하더군요.
2.03-2.12
솔직히 모처럼의 어린이날을 이렇게 보낸 것도 짜증났고,
수술방에 있는 의료진 대부분이 저와 같은 입장이었으니까
분위기가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.
2.13-2.22
저희 병원은 제가 빨리 구득해서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고요
그런데 당시 들었던 코디네이터의 답변은 지금까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.
2.23-2.25
이 환자에게는 어린 아이들이 있는데
2.26-2.35
만약 어린이날인 오늘 수술을 하면 매년 어린이날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
그 아이들이 떠 올리게 될거라고
2.36-2.40
그래서 어머니가 자정을 넘겨 수술해 달라고 특별히 부탁을 했다고 하더군요.
2.41-2.49
그 순간 수술방 전체가 숙연해졌습니다.
저는 그제서야 초심을 잃고 정신없이
2.50-2.58
수술만 해 왔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.
제가 힘드니깐 기증자를 빨리 수술해야만하는 대상으로민 생각했는데
2.59-3.11
이들 기증자들에게도 각자 사연이 있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
그 순간 깨닫게 된 것입니다. 그날 밤 간 구득수술을 마치고 수술방을 나오는데
3.12-3.18
그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, 수술장 밖에서 오열하고 있는 가족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.
3.19-3.33
이 얘기를 드라마 “슬기로운 의사생활‘ 작가가 처음 찾아왔던 날 했었구요
작가는 눈물을 글썽이며 그 얘기를 들었고, 이것이 드라마 ’슬의생”에서 장기이식이
메인 테마로 정해진 이유이기도 합니다.
3.34-3.41
그 어린이날 이후 저는 환자의 입장을 좀 더 이해하려고 했고 보호자와 더 많이 얘기하려고
했고요
3.42-3.51
그들의 사정을 최대한 배려하려고 했습니다.
그렇다보니 죽음을 앞둔 환자들은 정말로 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
3.52-3.57
점차 환자들과 가까워질수록 그들이 이식후 잘 회복하면 같이 기뻐했고
3.58-4.04
이식을 받지 못해 돌아가시거나 이식을 받고도 합병증으로 고생할 때에는 같이
마음 아파했습니다.
4.05-4.08
이 사진은 저희 병원 간 이식 환자들과
4.09-4.12
간이식에 연관된 여러 직종의 의료진들이 같이
4.13-4.16
청계산과 남산을 올라갔을 때 찍었던 사진입니다.
4.17-4.27
장기이식을 통해서 이렇게 환자들은 일반인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
완전히 건강한 이전의 삶을 찾을 수 있습니다.
4.28-4.36
하지만 이렇게 좋은 결과를 볼 때보다는 안타까울 때가 훨씬 많았습니다.
“슬의생”을 잠시 떠올려 볼까요 ?
4.37-4.43
심장이식을 기다리던 한 아이가 있었고 후에 또 다른 아이도 심장이식을 기다리게 됩니다.
4.44-4.47
사진에서 보이듯 나중에 등록한 아이 엄마에게
4.48-4.54
오늘 뇌사자로부터 기증을 받게 돼서 심장 이식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전화를 받고
울먹입니다.
4.55-4.59
같이 밥을 먹고있던 다른 아이의 엄마는 같이 기뻐하지만
5.00-5.05
전화를 받고 급히 달려가는 그 뒷모습만 하염없이 보게 됩니다.
5.06-5.10
정말 안타까운 상황이었죠. 하지만 마음씨 좋은 작가는
5.11-5.19
결국 두 번째 아이도 심장 이식을 받게 해 주면서 우리에게 큰 기쁨을 주었습니다.
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.
5.20-5.33
최근에 저희 병원에도 두 명의 간이식 대기자가 있었습니다.
간이 망가지면 다른 장기도 같이 망가지는 그런 다장기 부전 상태로 가기 때문에
예후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.
5.34-5.43
때때로 저는 보호자들에게 지금 이식을 받지 못하면 이틀 정도나 버틸수 있을 것 같습니다.
이런 얘기를 하는 가끔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.
5.44-5.51
이런 상황에서 뇌사자를 기다리는 것은 보호자에게는 정말 피가 마르는 일입니다.
5.52-6.03
드라마에서는 두 아이 모두 심장을 받게 되는 해피엔딩이였죠 .
하지만, 현실 속 제 환자들은 당시에 뇌사자 기증이 없어서 결국 두 분 모두 사망하셨습니다.
6.04-6.07
이는 뇌사 기증자가 절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.
6.08-6.18
우리나라에서는 사망자의 2% 정도가 뇌사자가 되는데요
의학적으로 기증이 가능한 경우이면서 가족의 동의를 통해 기증까지 이루어지는 경우는
극소수로
6.20-6.24
연간 4백여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.
기증자 한 명당
6.25-6.31
3.3개의 장기를 기증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, 한 해에 3만 6천명이나 장기 기증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,
6.32-6.34
정말 기증자가 부족한 상황입니다.
6.35-6.42
현실은 해피엔딩이 되기 어렵겠죠.
이것이 우리가 장기 이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고요,
6.43-6.46
우리가 장기이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
6.47-6.52
장기이식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.
6.53-6.57
여러분 주변에는 장기를 이식받은 분이나 기증을 하신 분이 있으신가요 ?
6.58-7.03
몇 년전 반갑게 연락이 닿았던 의대 후배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.
7.04-7.12
아버지가 간암으로 진단받고 치료 중에 결국 남동생이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했고
지금은 잘 지내신다고요.
7.13-7.18
그 후배는 자기가족이 그렇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하더군요
7.19-7.29
제 제자중 한명은 가까운 친척이 간 이식을 받았고 저희 병원 직원의 아버지도
간 이식을 받았습니다. 어떤 직원은 본인이 신장 이식을 받기도 했습니다.
7.30-7.34
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장기 이식을 받은 환자는 대략 5만명 정도입니다.
7.35-7.39
기증을 기다리는 환자가 연간 3만 6천명 정도니깐
7.40-7.45
장기이식과 관련되는 분은 매우 많아서 여러분 주변에도 분명히 있을것입니다.
7.46-7.53
고령화 사회에서 만성 질환에 걸릴 확률은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에 여러분도 환자가
될수도 있고
7.54-8.03
여러분 가족이나 친척 이웃이 간절히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환자가 될수도 있다는 사실을
아셔야 합니다.
8.04-8.13
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생체 이식 수술도 잘 한다던데 기증자가 부족하면 가족이나 지인이
기증하면 되는 거지 걱정할 일 인가 ? 이렇게 생각하실수도 있겠죠.
8.14-8.25
실제로 우리의 정서는 죽어가는 가족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결국 목숨을 걸고
직접 장기를 기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
8.26-8.34
제가 하고 있는 간 이식의 경우에는 작녀에 천욱백 명 정도가 간 이식을 받았고요.
그 중에 75%정도인
8.35-8.39
천이백 명 정도가 생체기증자의 희생으로 이루어졌습니다.
8.40-8.47
하지만 생체기증을 하기 어려운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또 심장과 같은 장기는 아예
생체기능이 불가합니다.
8.48-8.56
또 뇌사는 의학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이고 며칠내로 심장까지 멈추게 돼서
예외없이 사망하게 됩니다.
8.57-9.06
결국 건강한 생체기증자의 희생을 바라는 건 한계가 있어서 사백여명 밖에 않되는
뇌사 기증자의 수를 늘리는 것이
9.07-9.10
장기이식에서 해피엔딩을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.
9.11-9.21
이를 위해서 국가와 이식학회, 그리고 KODA 등이 기관에서 여러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.
외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?
9.22-9.27
뇌사자 장기기증을 많이 하는 나라는 스페인이 대표적인데 스페인은
9.28-9.39
옵트아웃 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. 옵트아웃 제도는 기증을 사전에 거부하지 않는한 모든 국민이 장기 기증을 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.
9.40-9.50
장기기증에 최적화된 제도로 보여지고, 결과도 그렇습니다.
반대로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옵트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데요
9.51-9.56
이는 기증을 희망하는 사람이 희망등록을 해야 하는 제도입니다.
9.57-10.06
희망등록이 적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은 기증에 대해 마음이 열려있고
뇌사자가 된 가족에 대해서 기꺼이 동의하는 문화가 잘 자리잡고 있어서
10.07-10.20
기증이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.
무려 미국인의 58%가 장기기증 희망등록자이고요 작년에는 뇌사기증자가 12,600명
정도나 기증을 해서
10.21-10.28
희망등록을 불과 3%정도만 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데요.
이것은 매우 부러운 일입니다.
10.29-10.42
우리나라도 적절한 시스템을 찾으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데, 미국의 경우를 고려하면
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일반 국민의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.
10.43-10.53
감사하게도 드라마 “슬기로운 의사생활”은 이러한 의식변화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.
물론 저희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,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
10.54-11.04
장기이식의 현실을 가감없이 감동적으로 잘 보여준 제작진과 배우들 덕분에
일반국민들의 장기 이식에 대해 간접경험을 하게 되었고요
11.05-11.13
무엇보다 기증받은 환자가 얼마나 건강해 지는지
그리고 환자와 가족이 기증자에게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 보여주었습니다.
11.14-11.29
그래서인지 드라마가 매회 끝날 때마다 7백여명씩 장기기증 희망 서약을 해주셨다고
KODA의 선생님이 상기된 목소리로 감사의 전화를 주셨을 때 무척 기뻤고 자문을 한
보람을 느꼈습니다.
11.30-11.33
여러분도 심폐소생술을 잘 알고 계시죠?
11.34-11.36
심정지 환자분들이 이 심폐소생술 덕분에 살아나시지만
11.37-11.42
상당수가 회생하지 못하고 돌아가시게 되는데요.
11.43-11.51
외국의 경우에는 이처럼 심장이 멈춰서 혈액순환이 멈춘
환자의 장기증까지도 보편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.
11.52-11.58
이것을 “순환정지후 장기기증”이라고 하는데요
이미 유럽의 국가 중에는
11.59-12.03
이런 순환 정지후 장기기증을 50% 가까이 실행하는 나라도 있다고 합니다.
12.04-12.11
우리도 뇌사자 기증에 더해서 순환정지후 기증까지도 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이지만
아직 갈 길이 멉미다.
12.12-12.17
그렇다면 장기기증을 위해 내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?
12.18-12.24
가장 쉬운 것은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처럼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는 것입니다.
12.25-12.35
그리고 지금 인터넷을 통해 장기기증 희망서약을 하는 것입니다.
우리 모두가 기증에 참여할 때 자연스럽게 모두가 장기 기증의 혜택을 누릴 수 있고
12.36-12.43
그 결과 내가, 내 가족이 말기 환자가 되더라도 새 생명을 얻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.
12.44-12.46
국가제도는 자연스레 자리 잡을 수 있겠죠
12.47-12.51
이제 제 환자 얘기로 오늘의 이야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.
12.52-13.02
어릴적 선천성 담도 폐쇄증으로 큰 수술을 받았던 환자가 잘 지내다가
성인이 돼서 결국 간이 망가졌고 저에게 간 이식을 받았습니다.
13.03-13.05
이 젊은 여자 환자는 어느 날 결혼을 하고
13.06-13.08
예쁜 아이까지 낳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.
13.09-13.15
간 이식후에 결혼도 흔하지는 않지만, 간 이식후 출산까지 한 이런 경우는
13.16-13.19
아주 드문 일인데요
죽음을 앞둔 환자가 이식을 받고
13.20-13.27
새 생명을 얻는 것뿐만 아니라 가정을 꾸리고 출산을 하고
또 사회생활을 잘 하고 있다는 것으로
13.28-13.33
저와 제 동료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기 때문에
여러분과 그 감동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.
13.34-13.44
이처럼 이전에는 죽을 수 밖에 없었던 환자가
여러분의 인식 변화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
이 중요한 일에 같이 동참하시기를 바랍니다.
13.45-13.50
감사합니다.